로터리 가문의 막내 딸이자 몸이 약해서 별채 밖으로 나오지 않는 연약한 아가씨, 크리스탈 로터리. 그의 정체는 남자다. 가문에서 살려 두는 건 여자뿐, 남자는 시체가 되거나 후계자가 되거나 둘 중 하나뿐이다. 빽도 힘도 없는 크리스탈의 유일한 목표는 로터리 가문을 떠나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살아남기 위해서 딸로 자랐다. 죽은 사람처럼 숨죽이고 지냈다. 드디어 떠나려 했는데, 결혼을 하란다? 궁지에 몰린 크리스탈은 로터리와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펜트린 대공에게 청혼서를 넣는다. 당연히 거절할 줄 알았는데 허혼서가 돌아왔다. 크리스탈은 펜트린 대공성으로 도망친다. 냉정한 북부의 주인, 잔인한 남자, 얼음장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 크리스탈은 소문만 무성한 일리안 펜트린을 만난다. 그리고 결혼했다. 어쩌다 보니? “그리 긴장할 필요 없어요. 난 그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부부로서 맞이한 첫날밤, 크리스탈은 합방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 이게 무슨 소릴까. 넌 파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