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수험을 마친 피아니스트 지망생 현지환에게는 한 가지 신기한 능력이 있다. 바로 '공간이동'. 지환은 그 능력으로 밤마다 세계 이곳저곳을 산책하며 일탈을 즐긴다. 어느 겨울밤, 즉흥적으로 정한 목적지인 독일의 어느 고성에서, 지환은 얼음처럼 차가운 미모의 남자 나이젤에게 능력을 쓰는 광경을 들키고 만다. "내일 꼭 다시." 나이젤은 어째서인지 정체를 밝히지 않는 지환을 계속 성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지환을 보는 나이젤의 푸른 눈에서 열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 남자는 나를 좋아해.' 아름답고, 부유하며 성인의 품격을 갖춘 나이젤에 비해 지환은 자신이 갓 스물이 된 어린애일 뿐이라 생각해 점차로 주눅이 든다. 나이젤은 지환을 '천사'라 부르며 아껴 주지만, 과연 평범하기 짝이 없는 지환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어도 그 애정 어린 눈길이 여전할지 지환은 자신이 없다. 나이젤을 좋아하고, 함께하고 싶지만 대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