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언니가 남주와 헤어졌다. 힘들어하는 언니를 두고 볼 수 없어 남주의 기사단에 찾아갔다. 남주에게 언니의 진심을 알리고 두 사람을 다시 이어주는 게 원래 계획이었다. 하지만 찾아간 곳에 남주는 없고……. “네가 남자건 외계인이건 이제 상관 안 해.” “저, 저 사실 외계인이에요!” “더 좋네. 아주 흥분돼.” 웬 미친놈이 있었다. 최악의 첫 만남이었다. 무서워 몸이 떨렸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나는 그림자처럼 조용히 지내며 남주와 단둘이 만날 기회를 엿보기로 했다. 그런데 작은 문제가 생겼다. “허튼 희망은 버리는 게 좋을 거야.” “갑자기 무슨……?” “자기가 다른 사내에게 눈 돌리는 걸, 그냥 구경만 할 생각은 없으니까.” 아무래도 미친놈이 뭔가 단단히 오해하는 것 같다. 나는 샬롯 라 브라반트, 포기를 모르는 여자다. 각고의 노력 끝에 잠입 목적을 달성하고 빛보다 빠르게 도망쳐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브라반트 백작의 귀하디귀한 여동생, 사교계의 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