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긋나긋한 움직임으로 들어온 다온이 연회장 중앙에서 멈춰 섰다. 인형만큼이나 무미하고 감정 없는 얼굴이었다. 그럼에도 도도하고 우아해서 얼음 여왕처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엑서는 다리를 꼬며 낮게 웃었다. “지배자로서, 오늘 밤 널 안겠다.” 운명적인 첫 만남. 한눈에 반해버린 여자. 그 한 여자를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려는 남자. “그녀를 아내로 맞을 수 없는 세상이라면, 세상을 바꿔버리겠어.” 전쟁을 피해 조국을 떠나 방랑하다 노예로 잡혀 힘든 어린시절을 보낸 동양의 노예 소녀 다온과 왕국 제일의 바람둥이로 소문이 자자한 정복자 엑서의 사랑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