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왕과 아름다운 여인이 발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다. 가느다란 흰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여인은 고혹적인 목소리로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전하. 음양이란 서로 감응해야 응하는 것이옵니다. 몸과 마음이 무르익어 한 배에 탄 채 애락을 느끼니 그 어찌 화락하지 않으오리까? 백일의 겨울밤 동안 왕에게 책을 읽어주는 여인. 아슬아슬한 긴장감 끝에 순식간에 휩쓸린다. 서로에게 깃들고 스며든다. 숨겨뒀던 비밀이 터져 나와 모든 것을 깨울 때까지 왕과 여인은 그저 꿈 안에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