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내가 잃어버린 것은 너일까, 나일까. 그리고 내가 다시 찾은 것은 나일까, 너일까. 아니면 우리일까. 14년 전 그날 홀로 남겨진 동경은 갈 길을 잃은 채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차가운 세상에 대한 믿음도 유대도 기대도 없다. 절망도 없다. 나조차도 없다. 껍데기만 어른이 되어버린 동경은 어느 날 전혀 모르는 세계에 떨어져 버린다. 아름다운 나라 ‘가국’ 그리고 나와 너와, 너. 미치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결국 미쳐버린 건가? 내가 도착한 이곳이 가(佳)국인지 가(假)국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좋다. 잃어버렸던 너를 다시 만나서. 잃어버린 우리의 내일을 찾을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