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쳤으나 끝내 비참하게 죽고 만 클로이 가넷슈. 어리석은 클로이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녀는 남자가 황제에게 던져 줄 미끼였고, 남자는 다정함을 가장한 아름다운 개새끼였다. “숙부님이 좋아요.” 열일곱의 나는 그만큼 어리고 미숙해서, 갈수록 커져 가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랑하고 있어요, 오래전부터.” 느른하게 턱을 괴고서 내 몸을 훑어보는 눈길에 몸이 쭈뼛거렸지만 나는 용기를 내 그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사랑이라. 너도 벌써 그런 나이가 되었구나.” 그의 손끝이 내 얼굴을 쓸어내렸다. 예기치 못한 고백에도 그는 지나치게 여유롭고 능숙했다. “나도 네가 좋아, 클로이. 사랑하고 있지. 장차 내게 아우님의 목을 가져다줄 너를, 내가 어떻게 어여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사랑하고 있는 남자는 너무나 다정해서 더욱 잔인한 남자였다. “황제의 아이를 낳아.” 다시 눈을 떴을 때 창백해진 얼굴로 날 내려다보는 그가 있